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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부동산/건설 실무

3편. 조용한 아파트를 위한 기술 – 시공 현장의 대응 전략

by ConcreteOS 2025.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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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변화가 있었다면, 그 변화는 결국 시공 현장에서 구현되어야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사후확인제도’는 성능 미달 시 보완 시공과 손해배상이라는 부담을 시공사에 직접 부과함으로써, 현장의 기술적 전략을 빠르게 진화시키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대응 방식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건축공학] - 1편. 층간소음,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 – 구조와 기준의 이해

[건축공학] - 2편. 시공 후에도 소음을 확인한다 – 층간소음 사후확인제도

 

1. 왜 ‘이중 모르타르 구조’인가

기존 바닥 구조에서 널리 사용된 경량기포콘크리트는 시공이 간편하고 구조 하중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중량충격음 저감에는 한계가 뚜렷했다. 특히 ‘사후확인제도’ 하에서는 평균값 기준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구조 전체의 음향적 안정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런 배경에서 등장한 것이 이중 모르타르 구조다.

이 구조는 경량기포콘크리트를 생략하고, 완충재 위에 두 차례에 걸쳐 모르타르를 타설하는 방식이다.

첫 번째 모르타르는 난방배관 설치 전 기초층 역할을 하며, 두 번째는 배관 매립 및 마감층으로 활용된다.

이중 타설로 인해 온돌층의 중량이 약 1.5배 증가하며, 이론적으로 약 3.5dB 정도의 충격음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게를 늘리면 공진주파수가 낮아져 중량충격음 차단에 유리하다. 실제로 일부 현장에서는 이 구조를 통해 이전보다 2~3dB 우수한 측정값을 얻고 있다.

2. 슬래브 두께, 210mm에서 250mm로

기존에는 공동주택의 바닥 슬래브 두께를 210mm로 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부 건설사에서 250mm 슬래브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슬래브가 두꺼워질수록 구조 강성은 높아지고, 충격음이 콘크리트 내에 흡수되는 비율이 증가한다. 특히 63Hz 이하의 저주파 충격에 대한 저감 효과가 크기 때문에 중량충격음 대응에 효과적이다.

 

다만, 슬래브 두께 증가에는 구조적 하중 증가, 층고 확보 문제, 자재비 상승 등의 부담이 따른다. 이런 점에서 슬래브 증설은 단독 전략이기보다는, 이중 모르타르 구조완충재 품질 관리 등 복합적 대응 속에서 고려되는 흐름이다.

 

3. 완충재, 소모품이 아닌 성능 자재로

완충재는 ‘충격을 흡수하는 중간재’로서 뜬바닥 구조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단열재나 마감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리 비중이 낮았다. 사후확인제 이후, 이 인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완충재의 핵심 성능 지표는 다음과 같다.

동탄성계수: 낮을수록 충격 흡수력이 높다 (보통 10~20 MN/m³ 이하 권장)

밀도 및 압축변형률: 지나치게 가벼우면 바닥 꺼짐, 무거우면 흡수력 저하

열전도율: 단열 성능에도 영향

잔류변형률: 난방 온도 반복에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

 

일부 건설사는 완충재를 본시공 전 ‘견본세대 시공 → 실측’ 단계를 거쳐 실제 성능을 확인한 뒤, 본 공사에 반영하는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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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공 품질이 결과를 좌우한다

층간소음은 자재만 좋아서 해결되지 않는다.

슬래브의 평활도, 완충재 접착 상태, 틈새 충전, 몰탈 두께의 균일성 등 모든 공정에서 관리가 동반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슬래브 요철이 심한 경우 완충재가 제대로 밀착되지 않아 충격음이 직접 전달될 수 있다. 이는 고급 자재를 써도 무용지물이 되는 대표적 사례다.

바닥 요철제거

현장에서는 3m당 7mm 이하의 평활도 유지를 목표로, 슬래브 타설 후 ‘쇠흙손 마감’을 해야한다. 특히 거실처럼 중량충격음 측정 대상이 되는 주요 공간은 더욱 정밀 시공이 요구된다.

 

또 하나 중요한 시공 전략은 자재 인양구 위치의 변경이다. 알폼 공법으로 시공하는 공동주택 현장에서는 자재인양구를 보통 거실 쪽으로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거실 바닥은 사후확인제도의 주요 측정 구간이기도 하며, 실제 거주자가 발생시키는 주요 소음 구간이기 때문에 후타설구간인 자재인양구를 설정하는 게 적절치 않다. 

 

이런 이유로 최근 일부 현장에서는 자재인양구 위치를 거실에서 주방 쪽으로 변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방은 바닥충격음 측정 대상이 아니고, 수납가구로 바닥 노출이 제한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는다. 이 단순한 변경만으로도 거실 바닥의 슬래브 품질 저하 가능성을 줄이고, 마감 시의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5. 간이측정기기의 활용

마지막으로, 최근 현장에서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 것이 간이측정기기다.

기존의 바닥충격음 측정은 정식 절차상 5시간 밀폐 후 48시간 측정 등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간이기기를 활용하면 시공 단계별 성능을 수 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다.

 

주요 활용 시점은 다음과 같다.

골조공사 완료 직후

완충재 및 1차 몰탈 시공 후

방통몰탈 마감 후

 

이 간이측정 데이터는 공식 결과로는 사용되지 않지만, 취약세대를 조기에 선별하고 보완시공을 계획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특히 임팩트볼 충격원과 유사한 조건으로 사전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높다.

 

 

6. 마무리하며

층간소음은 단지 하나의 소리 문제가 아니다. 주거 품질, 브랜드 신뢰, 공정 신뢰성까지 포함된 종합적인 과제다. 사후확인제도는 그 출발점일 뿐이며, 실질적인 해답은 현장의 기술력과 품질관리 시스템에 달려 있다.

 

지금 건설 현장에서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중 모르타르, 슬래브 두께 증가, 자재 관리, 현장 간이측정까지. 하나의 제도가 현장의 기술을 바꾸고, 그것이 다시 제도에 반영되는 순환이 시작된 셈이다.

 

조용한 아파트는 노력 없이 주어지지 않는다. 구조와 기술, 그리고 관리가 만들어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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